일본 북알프스 산행보고서
일본 북알프스 산행 보고서
기 간 : 2007년 10월 10일부터 2007년 10월 14일까지(4박5일)
대 상 지 : 일본 북알프스 야리아다케,오쿠호타까다케 종주
참 가 자 : 정경호 외 + n
개인장비 : 배낭, 센달, 오버트로우져, 판초의, 코펠, 버너, 렌턴, 장갑, 예비복, 비상식량등 (약 20Kg)
전체일정 밀 산행일정
■ 전일 인천공항집결-나고야공항-히라유 나카무라칸 호텔 투숙
■ 제1일 (10시간 30분, 22km)
08 : 00 가미고지출발(1,500m)
↓ (11 Km)
12 : 10 요오코산장 도착(점심)(1,620m)
13 : 00 요오코산장 출발
↓ (4 Km)
13 : 40 야리사와산장(1,820m)
↓ (7 km)
18 : 30 야리가다케산장
■ 제2일(10시간 30분, 8.5km)
04 : 30 야리가다케산장 출발
05 : 00 야리가다케도착 일출구경(3,180m)
05 : 30 야리가다케산장도착후 아침식사
06 : 30 야리가다케산장 출발
↓ (4 km)
09 : 15 미나미다케산장 도착
09 : 30 미나미다케산장 출발
↓ (2.9 km)
13 : 00 기타호다까다케산장도착(점심)(3,160m)
13 : 40 기타호다까다케산장출발
↓ (1.6 km)
17 : 00 호다까다케산장
■ 제3일(8시간 00분, 14km)
06 : 30 호다까다케산장 출발
↓ (1.0 km)
07 : 30 오쿠호다까다케 정상(3,190m)
↓ (5.0 km)
09 : 15 마에호다카다케정상(3,090m)
↓ (2.5 km)
11 : 30 다케사와산장(2,180m)
↓ (5.5 km)
14 : 30 가미고지도착-나고야 이동(버스)
■ 후일 나고야도큐인호텔-나고야성관광-나고야중부공항-인천공항-해산
2007년 8월 10일, 맑음
장마가 끝났다고 하는데 아직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국내는 간간히 비를 뿌리고 있다.
전날까지 무척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 다니느라 충분히 배낭을 꾸리고 나왔는지도 모르게 새벽에 일어나서 서둘러 짐을 싸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갔다.
사실 지난 6월에 계획을 세웠으나 모든게 여유롭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에 기필고 다녀오리라 굳게 마음먹고 등정에 올랐다.
10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이번 산행에 동행할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투어사인 푸른여행사 깃발이 보인다.
이번 산행인원은 산행가이드(한국인)포함 12명이고 그중에 여자분이 4명이고 나머지는 남자분인데 대부분 2~3명 지인들로 구성되어있고 나를포함 3명은 개인 산행으로 온 사람들이다.
비행기 티켓을 받아 들고서 이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일본 북알프스를 가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2시 45분 대한항공편으로 출발하여 약2시간이 소요되어 일본 나고야 공항에 도착후 곧바로 버스로 이동하여 숙소인 히라유로 향했다.
2005년 8월 11일, 맑음
4인용 다다미 방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새벽6시에 기상후 아침식사를 한후 버스로 약 30여분달려 출발점인 가미고지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다.
일행중에 다소 젊은사람이 2명 포함되어있었는데 그들과
어제 저녁에 숙소에서 그랜피딕 한병과 맥주를 여러잔 오갔더니 약간의 숙취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가미고지로 향하는 길은 1차선에 가까운 2차선 도로인데, 일반차량은 진입할 수가 없고 반드시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 가미고지까지 와야 한다. 버스요금은 1인당 1800엔 한화 약 14,000원으로 상당히 비싼편 이다.
여기에서 나머지 필요한 가스용기를 구입하고 오전8시 정각에 가미고지를 출발하였다.
가미고지에서 요오코 산장까지는 평지로서 약 11 Km가 소요되며 우리나라 설악동에서 비선대 까지의 주변환경을 연상하면될것 같다. 주변 환경도 잘 정비되어있고 아름들이 나무들과 하천이 조화를 이루고있는 이러한 도로를 걷는데 다소 지루한 감도 있으나 멀리보이는 다케의 설원과 주변의 푸르름이 피로를 덜어준다.
요오코산장에 도착하니 꽤 오래 걸어온 탓인지 발등이 조여옴을 느겼는데 국내에서 새로산 릿지화가 발에 잘 맞지 않는모양이다.
그래서 양말 2컬레를 끼워신었더니 다소 편안함을 느겼다.
가미고지 캠프센타에서 받은 도시락을 열어보니 큰 주먹김밥 3개가 들어있는데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정도이다.
이곳은 국립공원인데 등산로에 휴지조각 하나 떨어져 있지 않다는것이 너무나 부럽기도 하다. 특히 냇물에서 국내처럼 족탕을하거나 세면을 하는사람을 전혀 찾아볼수 없었고 등산로 역시 꾸미지 않은상태 자연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한가지더 하면 이곳에서는 흡연이 자유롭다.
다만 개인용 재떨이를 들고 다닌다는점이다.
나도 가비고지에서 개인용 재떨이를 한화 약 5,000원에 구입하여 소지하고 다녔는데 사용하고 보니 그리 불편함이 없는것 같다.
이곳부터는 자외선이 강하므로 긴팔옷과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
야리사와산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므로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사진촬영도 하면서 가면되고 그곳에는 주로 야영캠프하는사람들로 가득하다.
야리사와 산장부터 야리카다케산장까지 약 7Km는 이번 산행의 가장 힘든코스가 아닌가 싶다.
고도로 약 1,200m의 너덜지대를 계속 올라가는 코스로서 배낭에든 소주 2L를 꺼내 버리고 싶은 충동이 한두번 드는것이 아니었다.
식수는 중간 중간에 설원에서 내려온 물을 받아마실수 있는곳이 여러곳 있는데, 물맛이 너무 시원하고 맛난다.
맛좋은 물맛탓에 가뜩이나 나온배가 산으로 더 올라간다.
원치 않았지만, 이곳에서 후미대장을 맏게 될 줄이야...
다행히 동행 등반한 사람들중에 낙오한사람들이나 텐구바라이후에서 고산병으로 시달리는사람이 없는탓에 뒤에서 여유자작하면서 홀로 산행을 즐길수 있었다.
샤쇼후테 산장 바로위에 위치한 야리카다케 산장은 걸어서 바로 닿을듯한데 이곳부터는 다소 호흡도 바빠지고 마지막 피치를 요구하는 구간으로 무려 1시간이상이나 소요되어 마침내 야리카다케 산장에 도착(18:30분)하였다.
19시에 산장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21시에 산장전체가 소등되므로 그전까지 모든일을 마무리 해야 한다.
식사는 일본식으로 사실 입맛에 맞지가 않다.
가져간 김치와 고추장등으로 비벼먹고 힘들게 가져간 소주 2L를 꺼내 놓았는데 고도가 높아서 머리가 팽창된 상태라 그리 많이 마시진 못할것 같다.
이곳은 물이 부족하므로 세면을 할 수가 없으므로 가져간 물수건등으로 간단히 얼굴과 발을 닦고 취침준비를 하였다.
2005년 8월 12일, 맑음
밤새도록 머리가 띵한 상태로 밤을 새웠는데 무언가 부스럭거리는소리에 잠을 깻다. 시간을 보니 04시인데 아침 해돋이 보러간다고 기상준비를 한다. 야리카다케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랜턴과 고어텍스 자켓을 요구한다.
산장에서 야리카다케 정상까지는 약 20여분 거리로 어제의 피곤함으로 무릅이 완쾌된상태는 아니지만 아침 찬공기를 받으며 올라가니 3,000m급 거봉에 올랐다는 뿌듯함이 밤새 개운치 못했던 머리를 확 풀어주는 듯 하다.
날씨는 화창하고 여명이 밝아 옴에 따라 주변 산들이 하나둘 그 자태를 뽐내는데 우리가 오늘 가야할 기타 호다카다케와 주변 다테야마 그리고 저멀리 후지산도 보인다.
아침식사를 하고 준비된 도시락과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운후 06시 30분 야리카다케 산장을 출발하였다. 오늘은 3,000m급 암봉을 오르 내리는 코스로 주로 암릉지대 로서 낙석위험이 많고 체력적 부담도 많을것으로 예상된다.
중악(나카다케3,084m)까지는 약 1시간 15분정도 소요되며, 여기까지는 가뿐히 올수 있는 거리이다. 나카다케에서 남악(미나미다케 3,033m) 사이에는 아직 녹지않은 설원이 군데군데 펼쳐져있고, 중간에는 식수로 이용될많큼 용수가 풍부한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식수 보충과 아울러 어제밤 하지 못한 간단한 세면을 할수 있다.
미나미다케를 내려오면 바로아래에 미나미다케 산장이 있는데 조그만 산장이다. 이곳에서 커피한잔씩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나미다케(3,030m)에서 기타호다까다케(3,160m)까지는 칼바위 능선으로 험난하고 낙석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칼바위 능선을 지나면 기타호다까다케 봉우리가 보이는데, 거의 정상부근에 있는 기타호다카산장에서 가져간 점심식사를 하고 캔맥주(50엔) 한잔씩을 나누었다.
기타호다까다케산장에서 호다카다케 산장까지는 거리로 약 1.6Km이나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암릉길을 걷는데 3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이곳에 등반하는 사람들의 90%이상은 일본인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산행시 인사를 나누지만 산행에서 그들의 인사와 배려는 참으로 대단하다.
만나는 모든 이에게 곤니치와(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고, 좁은길에서 오르막 길이건 내리막 길이건 먼저 보는 사람이 멈추고 상대편이 가도록 배려인사“하이 도오죠”(먼저 가시죠)를 한다. 상대방 또한 “쓰미마셍”(죄송합니다)과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이곳 암릉은 락크라이머 들에게도 매력적인 코스 인 것 같다.
호다카다케 산장으로 가는 길에 각종 암벽장비를 착용하고 암벽릿지를 즐기는 한무리의 크라미머 들을 만났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고 나도 암벽 릿지를 즐긴다고 하자 꽤 반가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영어 콩글리시와 약간의 일본어 그리고 손짓 발짓 등으로 대충의 대화는 될 수 있었다.
그중 몇몇은 자기들도 인수봉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인수B 코스로 다녀왔다고 자랑을 한다. 역시 암질로 보나 멋진 풍경으로 보나 그리고 다양한 코스로 봐도 한국의 인수봉은 세계적 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17시경 호다까다케 산장(2,980m)에 도착하고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산장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었고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시설이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가져간 나머지 술과 음식으로 찌갯거리를 만들어 먹으며 잊지못할 북알프스의 밤을 보냈다.
한발 더 가까운곳에 별이 있어 별바다를 헤메다 멀리 유성이 하늘을 가르면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몇몇 일본인들은 유성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배치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유성이 떨어 졌는데 순간포착을 하지 못한것 같다.
곁에 있던 친구인듯한 사람이 그친구에게 하는소리를 듣고 한참 웃었다.
빠가야로~~~
2007년 8월 13일, 맑음
새벽 5시 기상
지난밤에 맥주와 소주를 폭탄주로 만들어 마셨더니 얼굴이 퉁퉁 불었다.
기압이 낮은곳이라서 가져간 커피지고 부풀어있고, 얼굴도 붓고 머리통도 부풀어 있는듯한 느낌이다.
오늘은 산행 마지막 날로서 일본에서 3번째거봉인 오쿠호다타다케(3,190m)등정과 마에호다카다케(3,090)를 등정후 하산할 예정이다.
06시 30분에 호다카산장을 출발하여 오쿠호다카다케 정상까지는 약 40여분 소요된다. 중턱에 올랐을때즘 무언가 허전함이 밀려와 생각해보니 산장에 걸어놓은 등산복 바지를 빠뜨리고 오른 것이다. 아차 싶어서 다시 내려왔다 올라가니 다른사람들보다 약 30여분 뒤쳐졌다. 머리도 멍하고 건망증까지나타나다니.. 힘들게 정상에 오르니 산장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사진촬영이 여의치 않았다. 대충의 촬영을 하고 다시 올 기약은 없지만 뇌리에 기억을 하려고 여기저기 훓고 또 본다.
다른 일행은 벌써 저멀리 간 상태이고, 조금 속력을 냈더니 한 20여분 만에 꼬리를 잡을수 있었다.
마에 호다카다케는 우리나라 지리산에 비교하면 반야봉 같은곳에 있다. 등산로에서 측방향으로 왕복 40~50여분 소요되는 거리인데, 이곳을 보기위해서 조금 속력을 내야 했다.
당초 다른 일행은 이곳을 지나쳐서 바로 하산 하기로 했는데 가만 생각하니 언제 와 보려나 하는 생각에 힘들지만 나라도 그곳을 보고자 일행을 앞질러 먼저 마에호다카다케(3,090m)에 올랐다.
정상은 돌무더기로 편편하게 되어있고 우리가 처음시작했던 야리카다케부터 미나미, 호다카등 전체적인 암봉을 한눈에 볼수 있는곳이기도 하다.
이곳부터 다케사와 산장까지는 2시간30여분 소요되는데 멀리 다케사와 산장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11시 30분경 다케사와 산장에 도착하여 가져온 도시락에 캔맥주 한잔씩곁들여 식사를한후에 식수 공급을 받고 가미고지로 출발 하였다.
이곳에서 가미고지 까지는 밀림지대로서 편안한 하산길이다.
중간중간에 풍혈(어름골)이 있어서 에어컨바람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바위골에서 나오고 하산후에 가미고지의 비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후 2시 30분 가미고지 도착, 이것으로 총거리 45Km, 산행시간 총29시간의 일본 북알프스의 대장정을 마치고 하산하였다.
이번산행은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는 산행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체력이 소진되어 한걸음도 나가기 힘든때도 있었지만
나는 무엇을 위하여 고통을 동반한 한계에 도전을 하는가 !!
마지막까지 왔을때 비로소 다시 시작할수 있는 폭이 넓은 까닭에 그토록 몸부림치는가 !!
물론 이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피로로 체력이 저하된상태이지만, 첫날 안개자욱한 야리카다케에 오르면서 약간의 한계점에 오기도 했으나, 하산후의 뿌듯함으로 즐겁게 이글을 쓰고있다.
또한 고맙게 읽어줄 호산회원들을 생각하면,
아름다웠던 북알프스의 기억들이 다시금 되살아 나곤한다.
제2의 북알프스 도전을 위하여,
그리고 자만으로의 산행은 절대 금물이라는것,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길것,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