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낭사 2007. 9. 12. 15:13
[영남알프스]
 
30km 종주 코스 영남알프스는  우두머리 산이라고 할 수 있는 가지산(1240m)에서 시작된다. 남으로 내려오면서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92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을 주봉으로 삼는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솟은 봉우리가 유럽의 알프스, 일본의 북알프스에 견줄 만하다고 해서 ‘영남알프스’라 불린다.

산군의 주봉을 잇는 능선은 ‘S’자 형인데, 태극 문양과 닮았다 하여 영남알프스 종주 산행을 ‘태극 종주’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 영남알프스는 억새로 대변되는데, 광활한 초원지대에 황금 물결을 이룬다. 신불산과 영취산의 중간인 신불평원,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인 간월고개, 천황산, 재약산의 사자평은 다른 무엇과도 견줄 만한 것이 못 된다.

총 30km가 넘는 영남알프스 종주 산행을 단 하루에 마치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 여행객은 분명 무리다. 무엇보다 산행 중간 지점인 배내재와 간월재에서 하루를 묵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야영 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1박 2일 동안 무난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가을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트레킹 코스라 할 만하다.

재약산 사자평 코스 재약산 사자평은 신불평원, 간월재와 함께 영남알프스의 3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다. 산세가 완만하고 밀양시내에서 접근이 쉬워 가을 산행 코스로 제격이다. 또한 늦가을이면 단풍이 억새와 조화를 이뤄 금상첨화라 할 만하다.

산행 시작점은 사명대사의 얼이 깃든 표충사 입구로, 이곳에서 재약산 사자평까지는 두 시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 사자평 억새는 재약산과 천황산 사이 능선 수십만 평에 달하는데, 평지와 다를 바 없어 억새 들판을 뛰어다니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의 백미, 신불평원

경상북도 청도 가지산에서 경상남도 영축산에 이르는 영남알프스 산군(山群). 억새꽃이 날리는 이즈음이면 전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가을 산행지다. 그중 울산시 언양읍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 신불평원,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 간월재 그리고 밀양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 사자평원 억새는 영남알프스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영축산과 신불산 사이 2.95km 능선을 뒤덮은 신불평원 억새는 한 덩어리의 대륙처럼 거대한 물결을 이루는데, 두 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영축산(1,092m) 중턱 백운암과 비로암 갈림길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 40분을 더 걸어 8푼(分) 능선 백운암에서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백운암에서 좀더 힘을 내면 주능선 앞에 도달하는데, 여기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한 시간 정도 능선을 타면 영축산 정상이다.

영축산 정상을 코앞에 놓고 산불감시전망대가 있는 고개에 올라서자 영축산에서 시작해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벽으로 이뤄진 영축산 정상 아래쪽에서 시작된 억새능선은 낙타 등처럼 움푹 팬 평원을 휩쓸고, 육산(肉山)인 신불산 정상을 넘어 창공까지 치올랐다.

빈틈없는 억새 군락 속에서 한 폭 너비의 ‘2차선 등산로’만 맨땅을 드러내고 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놓은 듯 매끈하게 뻗었다. 흡사 소백산 연화봉과 설악산 대청봉 오르는 길을 연상시킨다.

햇빛이 비치자 누런 들판이 은빛 바다로 변했다. 영축산 정상에서 평원의 가장 안쪽까지는 1km 정도. 이 내리막 능선에 핀 억새가 가장 화려하다. 내리막길인데다 등산로도 평탄해 한달음에 내달렸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드넓은 평원을 어느 누구와도 공유할 필요가 없다.

가슴이 터질 듯한 해방감이 밀려온다. 평원 아래에서 산 위를 올려다보는 전망은 또 다른 맛이다. 해는 이미 아홉 시 방향까지 올라와 금빛 억새는 물러간 지 오래지만, 역광을 받은 은빛 억새는 여전히 황홀했다. 그러나 해를 등지고 나면 가을볕에 마른 들풀이나 진배없어 황홀한 풍경이 이내 시시해진다.

억새에 이는 ‘神바람’

신불산 너머 간월재까지 내달리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산행은 평원 한가운데에서 그쳤다. 대신 평원의 동쪽 끝, 절벽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절벽 아래는 ‘아리랑 리지’라고 불리는 암벽이 참빗 살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다.

세찬 억새바람은 여기에서 태어난다. 골짜기를 타고 올라온 바람은 절벽 끝에서 굽이져 급물살을 타고 올라왔다. 두 팔을 벌려 한껏 바람을 안았다. 억새에 이는 바람, 이 바람을 억새 천지 속에서 맞지 않았다면 이내 고개를 돌려 피해버렸을 것이다.

바람에 넘실대는 억새는 단지 억새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었다. 창공을 떠도는 ‘바람의 신’이 억새의 육신을 빌려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한참 동안 억새 군락에 우두커니 서서 ‘바람신’과 조우했다.

억새의 머리가 큰바람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그 속 세상은 아주 딴판이다. 억새 군락 사이로 난 오솔길을 헤치고 들어가 엉덩이를 내려놓으면, 억새와 억새가 서로 살을 비비는 ‘스르르스르르’ 하는 소리만이 귓전에 들려온다. 잠시 눈꺼풀을 붙이고 오수를 즐기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신불평원은 영남알프스의 다른 억새 군락보다 광범위하다. 밀양 사자평 억새 군락이 규모를 견줄 만하지만, 낙타 잔등처럼 움푹 팬 분지 형태의 신불평원은 맘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몽골의 대초원 못지않은 광활한 들판을 가로세로로 누비며 대륙의 기상을 누려볼 만하다.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이때를 만나랴!

   간월산


  신불산

  

    신불재
   
    
   
   
   
    신불평원
   
    * 사진을 클릭하면 큰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추천코스 ]
   [1]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재,간월산 - 신불산 - 신불평원 - 영축산 - 통도사  
        영축산하산길 비로암에서 통도사 입구까지 포장도로3.4km 워킹 ( 8시간~8.5시간 )
   [2]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간원재 - 신불산 - 신불평원 - 신불재 - 가천건민목장
                                                                                        ( 소요시간 7시간 예상 )
   
       * 산행시기 : 9월 3째주 ~ 10월 첫째주 
        (이상기온으로 억새꽃 시기가 앞당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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