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29(토) 백두대간(북진19구간) 미시령~진부령
2019.06.29 백두대간(북진19구간) 미시령~진부령(약15km)
산행일시 : 2019. 06. 29(토)
산행지 : 백두대간 19구간(미시령~진부령) 약 15Km
끝날것 같지 않았던 백두대간길도 이제 마지막구간을 남겨놓고
산행시작합니다.
당초 원통행으로 예정했으나 변경하여 고속터미널에서 속초행 마지막 심야고속버스에 11시30분에 올랐다.
버스는 양양고속도로를 따라 신나게 속초로 달려가고
그간 달려온 백두대간길이 떠오른다.
차창에 빛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가 오늘일기를 예보한다.
작년 오월 중산리에서 시작한 백두대간 북진시에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제일 싫어하는 산행이 비오는 밤에 홀로 산길 걷는건데.. 오늘이 그날인갑다.
새벽2시 속초고속터미널에 도착하니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딱 젖을만큼 비가 온다
근처 해장국집까지 걸어서 10분 해장국한그릇 시켜놓고
산에갈 채비를 마친다.
택시타고 미시령에 새벽3시 30분경 도착하니 국공차 2대가 어찌알고 따라 온다.
비오는 이시각에 나를 마중하러 왔나보다
정경호씨 되시죠~~ 기다기고 있었습니다. 하며 맞이 할것 같다.
잠시 택시에 머무는데 국공님들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택시안에서 잠시 대기하기로 하고 눈치보다가 20여분이 흘렀다.
다행이 국공차 한대가 택시근처로 왔다가 힐끗보고 속초방향으로 내려간다.
아직 한대가 남았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밤샘하려나 보다.
이러다가 날샐것 같아서 택시기사와 작전을 짜고 단한번의 기회를 노리기로 한다.
불을끄고 약30여미터 간후, 내가 빛의 속도로 내리면 바로 전조등켜고 속초고 가시라고~~
작전대로 택시에서 빠른동작으로 내린후 미시령 사면복원공사장 가설흙막이벽 뒤로 숨는다.
다행이 국공차는 따라오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야간침투조 작전에 들어간다.
어둡고 비오는 급경사를 랜턴도 켜지 못하고 한참 기어올라 가다가
문득 이게 뭐하는 짓인가....
백두대간 보호는 당연히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백두대간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막는다고 해결될일인가..
백두대간 보호에대한 홍보가 필요하고 백두대간을 하는이에게 정해진 길로 안전하게 산행할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지 않은가..
범법을 한 나는 TP#1(터닝포인트1) 표지판까지 가면서 찝찝한 마음 가시질 않는다.
TP#1이후는 밑에서 볼수 없는 곳이고 서서히 날도 밝아오는터라 이곳부터 랜턴 환하게 밝히고 간다.
정숙보행으로 산길 오르다보니 상봉까지 평소 한시간이면 오를길을 두어시간 소비된것 같다.
우의를 입었으나 온몸은 땀으로 젖고 신발은 한걸음 뗄때마다 개구리소리를 낸다.
상봉오름엔 황철봉 너덜겅만큰 길고크지 않으나 몇개의 너덜지대를 올라야 한다.
천천히 한발한발 딪고 상봉에 오른다.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는 도상거리 약 15km
거리는 짧으나 난이도있고 지루한 곳이 많다.
누군가 백두대간길중 제일 지루한 구간을 꼽는다면 넘어도 넘어도 나오는 빨래판길인
구룡령~조침령구간이 제일이고 그다음이 미시령~진부령 구간이라고..
상봉에 오르니 날은 밝았으나 여전히 시야는 좋지 않고 가야할 길도 희미하다.
이길은 4번째 오름인데 생각해보니 맑게 개인날이 없었던것 같다.
멀리 향로봉과 금강산 그리고 지나온 설악을 감상하려는 꿈은 다음기회로 넘겨야 하나보다.
상봉에서 가져간 참외하나 꺼내먹고 잠시 지나온 길을 생각해본다.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열정하나로 홀대간 시작한지 삼여년
대간길 이제 그 마지막구간..
그간의 흘린땀은 내몸의 세포를 새로이 돋아나게 하고
그간의 고뇌는 생각의 폭을 넓게 만들었다.
인간은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
깊은밤 홀로이 산행할때면 고독과 외로움이 더욱 커진다.
그때는 더 힘들게 산을 오른다
마침내 몬당에 올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먼곳에서 날아온 별빛 달빛 맞으면
비록 먼지보다 못한 우주의 존재이지만
내가 곧 우주의 일부라는 착각에 빠진다.
....
상봉에서 화암재를 지나 신선봉 가는길은 주로 너덜길이고 암릉구간도 지나야한다.
신선봉은 마치 커다란 돌무덤과도 같다
구름에 쌓인 정상부는 신성하기도하고 신선이 사는곳처럼 신비로움을 연출하기도 하며 금강산 남제일봉이라 할만하다.
이어진 헬기장과 대간령 그리고 암봉 병풍바위까지 가는길에
가끔 구름사이로 보여주는 산마루가 과연 내가 머물렀던 곳인가 싶다.
병풍바위에서 마중나오는 친구들에게 전화를하니 조금전 알프스리조트를 출발했다고 한다.
병풍바위에서 마산까지 약 1km천천히 친구들 마중간다.
옛이름은 말처럼생겨 마산이라 불렀고 지금은 마산봉이라 한다.
한시간전에 마산봉에 도착하니 다행이 비는 그쳤다.
등산화 벗고 젖은양말은 짜서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입고있던 비옷도 걸어 말린다.
이렇게 새벽에 출발한 산행은 마무리되어 간다.
전날 고속터미널에서 잠시만난 재권친구가 건네준 물건을 풀어보니
대간완주 축하기념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손수건 스무장이 담겨있다.
이런 생각치도 않은 고마운 선물을...
그렇게 오들 떨다가 신발신고 짐정리하고 셀카놀이 하고
산행온 다른팀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던중
첫번재 주자인 귀현이를 선두로 진부령에 함류한 인숙친구가 함께 올라온다.
이어서 속속 친구분들 도착하고 3년만에 산행한다는 중광친구를 마지막으로 한분도 빠짐없이 마산봉에 도착했다.
운무로 볼거리는 없지만
먼곳까지 완주축하차 오시느라 고생하셨고 감사함 가눌길 없다.
나중에 다 갚아야 할텐데...
산행을 하면서 가장 기쁜날중에 하루인것 같다.
무엇보다 긴산행을 하면서 안전하게 사고없이 마무리 할수 있었다는것
이것이 제일 큰 만족이다.
이제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백두대간 조령산에서 만난 칠십대 중반의 친구분들처럼
나이가 들어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산행을 꿈꾸어본다.
TP#2 약수터
상봉 오르는길 아찔하구먼~
상봉 - 조망은 없다.
상봉 내려와서
신선봉 방향
상봉방향
신선봉 방향 - 보일듯 말듯 그나마 운무없을때 촬영
신선봉 방향
신선봉 방향
신선봉 헬기장
신선봉
가야할 능선
핸드폰 카메라 침수되어~
헬기장
대간령
대간령
암봉 오름길
병풍바위 갈림길
병풍바위에서
마산봉 방향
마산봉에서 대간길 함께한 수고한 배낭과 스틱
마지막 봉우리 마산봉에서
마중온 친구들과 1
마중온 친구들과 2
마산봉 날머리
흘리 삼거리
진부령에서
진부령에서 백두대간완주 축하산행 함께한 친구들과~~